<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류승완의 거친 데뷔작의 비하인드
2000년에 개봉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한국 독립영화의 흐름을 바꾼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이자, 그의 동생 류승범을 스타로 만든 이 영화는 거친 액션과 사실적인 연출로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순한 저예산 독립영화에 그치지 않고 ‘레전드’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다.
제작비가 부족해 친구들과 직접 뛰어다니며 만든 장면들, 즉흥적으로 탄생한 명장면과 명대사, 그리고 촬영 중 실제 사건처럼 벌어진 일들까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비하인드를 알고 보면 영화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이제, 이 작품 속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자!
1. 감독과 배우가 형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이자, 그의 동생 류승범을 대중에게 알린 작품이다. 사실 류승범은 처음부터 배우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연기에 큰 관심이 없던 그를 류승완 감독이 적극 추천하며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감독은 류승범의 자연스럽고 자유분방한 성격이 영화 속 캐릭터 ‘성환’과 완벽하게 맞는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류승범은 이 영화를 통해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품행제로>, <아라한 장풍대작전>, <부당거래> 등에서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 잡게 된다.
2. 초저예산 영화
이 영화의 제작비는 약 6천만 원, 독립영화로서도 매우 적은 예산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이 비용을 자신의 사비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충당했다.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전문적인 촬영 장비나 촬영 스태프를 구하기 어려웠고, 결국 대부분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여러 역할을 겸해야 했다. 예를 들어 촬영을 돕던 스태프가 곧바로 엑스트라로 출연하거나, 배우들이 직접 소품을 준비하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영화는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가 오히려 영화의 거칠고 리얼한 느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3. 거의 모든 액션 장면을 실제로 소화
영화 속 싸움 장면들은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부분 실제 타격을 주고받으며 촬영됐다. 특히 액션을 담당한 정두홍 무술감독은 배우들이 몸을 던지는 과감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직접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류승범 역시 촬영 내내 실제로 맞고 넘어지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당시에는 와이어나 특수 효과 없이도 촬영해야 했기에, 배우들은 실제로 부딪히며 장면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지금 봐도 생생한 액션 장면들이 탄생했다.
4. 촬영 현장은 사실상 게릴라 방식
독립영화 특성상 정식 촬영 허가를 받기 어려웠다. 따라서 거리에서 촬영할 때는 경찰이 단속할까 봐 재빨리 찍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서울 홍대 거리나 종로, 가리봉동 등의 촬영지는 혼잡한 장소가 많아 촬영할 때마다 실제 시민들이 놀라는 일도 잦았다. 덕분에 영화 속 거리 풍경과 인파는 더욱 자연스러워졌고, 도망치는 장면에서는 진짜처럼 보이는 효과를 냈다.
5. 류승완 감독의 실제 경험이 반영됨
류승완 감독은 학창 시절 겪었던 패싸움 경험과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영화 속 캐릭터들이 단순히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환경과 상황이 그러한 행동을 만들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의 여러 에피소드는 감독이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그래서 더욱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6. 영화 제목의 의미
영화 제목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감독이 직접 지은 것으로, 단순한 폭력 영화가 아니라 ‘삶의 선택’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원래 제목 후보 중 하나는 "주먹질"이었지만, 최종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느낌을 주는 현재의 제목으로 결정됐다. 이는 영화 속 인물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극단적인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7. 류승범의 즉흥 연기가 많음
류승범은 촬영 당시 정해진 대사보다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성환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날리는 대사들은 대부분 그의 애드리브였다. 그만큼 영화 속 그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러웠고, 실제 삶에서 튀어나온 듯한 생동감을 준다. 그의 이러한 연기 스타일은 이후 <품행제로>, <부당거래> 등의 작품에서도 이어지며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냈다.
8. 누군가에게는 실제로 위험했던 촬영
현실감 넘치는 액션 장면이 많다 보니,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특히 낡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나,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신에서는 실제로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여러 번 촬영할 수 없었기에, 대부분의 장면은 한 번에 찍어야 했다. 배우들은 이를 감수하며 촬영에 임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강렬한 장면들이 탄생했다.
9. 개봉 후 독립영화계에 미친 영향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독립영화에서도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강렬한 캐릭터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시 한국 영화계는 대규모 상업영화 중심이었지만, 이 영화는 작은 규모로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용서받지 못한 자>, <파수꾼>, <똥파리> 같은 작품들이 나오며 한국 독립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10. 국내외 영화제에서 인정받음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일본과 유럽에서도 독립영화 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연출과 현실적인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고, 이를 통해 류승완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단순한 독립영화를 넘어, 열정과 패기가 만들어낸 전설적인 작품으로 남았다. 부족한 제작비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류승완 감독과 배우들은 현실감 넘치는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탄생했다.
이 영화는 단순한 폭력 누아르를 넘어, 꿈을 가진 청춘들이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봐도 생생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나면 더욱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신이 가장 인상 깊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무엇인가? 함께 이야기 나눠보자! 🎬
🎥 영화 정보
- 평점
- 7.0 (2019.10.10 개봉)
- 감독
- 류승완
- 출연
- 류승완, 박성빈, 류승범, 배중식, 김수현, 이규연, 천성훈, 송영석, 유시영, 설형주, 강희, 이혜인, 장건재, 권순국, 황선환, 임원희, 정재영, 이장호, 정정훈, 기주봉, 김도현, 정재헌, 김재영, 김경수, 김철수, 김대호, 조청호, 전형준, 이동희, 강재승, 최무심, 이광재, 고인배, 안길강, 신재명, 권병준, 김성관, 박흥규, 박성일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Die or bad
년도 2000
국가 한국
장르 드라마, 액션, 범죄
상영시간 1시간 38분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류승완
출연진 류승완, 박성빈, 류승범, 배중식, 김수현, 이규연, 천성훈, 송영석, 유시영, 설형주, 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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